
사람들이 조선시대 궁중내시라는 존재를 바라볼 때 종종 그들이 자신의 의지로 권력을 쥐기 위해 스스로 남성성을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내시가 되면 왕의 곁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은 조선 후기 소설이나 민간 설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상투적 설정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궁중내시의 삶은 개인적 선택이라기보다 사회적 구조 속에서 강요된 운명에 가깝습니다. 내시가 되는 과정은 결코 개인의 야망이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가난과 신분의 굴레에 묶여 있던 이들에게 내시라는 길은 때로는 가족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였으며 때로는 선택조차 할 수 없는 채 내몰린 길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궁중내시라는 직업이 과연 선택이었는지 혹은 조선이라는..